문화재 복원 국가보조금은 '복마전'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문화재 복원 국가보조금은 '복마전'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4-09-29 19:58

본문

 문화재 복원에 지원되는 국가 보조금 수십억 원을 빼돌린 건설업자, 승려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문화재 복원을 위해 지원되는 국가 보조금을 빼돌린 혐의로 이 모씨(41)를 구속했다.
 이모씨 등은 이 과정에서 승려 5명과 건설업체 2개사의 대표 3명, 문화재 보수 기술자 10여 명 등과 결탁한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사찰 등에서 부담하는 자분담금을 표적으로 삼아 이를 건설업자가 대납하게 했다.
 검찰은 이들이 문화재 보수 관련 국가 보조금을 10회 이상에 걸쳐 총 29억1000만원을 빼돌린 정황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한 일부 승려들이 문화재 보수와 관련해 공사에 착수한다는 명분으로 최초 분담금을 대납 받는 과정에서 금품이나 향응 등을 제공받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문화재 관련 국가 보조금이 복마전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동안 쉬쉬했을 뿐이지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문화재 보수 관련 사업이 얼마나 허술하고 뻥튀기로 이뤄졌는지 여실히 증명됐다. 사실 건설업자들 사이에서는 문화재 보수공사는 '꿀단지'로 여겨져 왔다.
 50%에 가까운 이익이 난다는 소문에 10~20%의 자부담분을 건설업자가 부담해주고서도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승려들과 짜고 문화재보수 승인만 받아내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 된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경주시민들의 시선이 더욱 따가운 것은 전 경주시의원 아들이 관련돼 있다는데 있다.
 부친의 지위를 이용해 예산을 더욱 쉽게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에는 불국사 경내 화장실공사를 하면서 평당 2천만원이 넘는 공사비를 책정해 공사를 벌이다 언론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바 있다. 아직 수사가 추가로 더 진행될 예정이지만 이번 기회에 문화재 보수 공사 전반에 대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자부담분에 대한 보다 철저한 재원 출처를 밝히는 일도 중요하고 행정당국이 몇장의 서류만으로 승인하는 허술한 자금집행과정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근원적으로는 '문화재'자만 붙으면 같은 토목공사라도 3,4배 높아지는 문화재 관련 공사비 책정 방법도 손질해 예산이 줄줄 새는 방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향후 20년 내에 경주에서 진행될 문화재 관련 사업의 규모가 수조원을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참에 문화재 공사와 관련한 부조리를 근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경주검찰의 당찬 수사의지를 기대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